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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후기

[DX3/RW] 샤이닝포스를사랑하는구구절절문

by sophrosyne 2019. 11. 1.

 

 

 

 

 

 

 

SHINE /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일순에 변모한 세계는 수차례 전화에 휩싸였다.

오버드의 존재를 받아들인 인류,

욕망을 위해 움직이는 빌런,

그리고 그에 맞서는 히어로.

언제 깨져나갈지 모를 위태로운 빙상에서,

히어로는 인류를 위해 기꺼이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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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2019년 7월 21일에 시작한 더블크로스 캠페인 <Outbreak Of War>의 중간후기입니다. 원래는 끝나고 쓰려고 했는데(ㅋㅋ) 아무래도 중간후기로 감상과 PC의 TMI를 적고 싶어서(해석:플레이가 너무 즐겁단 이야기를 동네방네 하고 싶어서) 쓱 나누게 되었네요. 중간의 이 감상을 남겨 두어야 남은 두 화의 빔을 맞은 후의 감상도 분리해서 적어둘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스테이지도 함께할 플레이어도 모른 채(사실 기본스테이지인줄 알았음) 마스터 아본님만 믿고 들어간 캠페인! (*^^) 그렇게 저는 갓캠페인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운명의 인도인가! 분명 운명의 인도겠지요! 이 멤버! 처음에는 정말 허름허접한 내가 여기에 끼어 들어가도 되나… 까지도 생각을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저 <샤이닝 포스>의 과몰입 오타쿠로서 플레이의 순간을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아 얼른 플레이 날이 오면 좋겠다(^^*) 선곡은 This means war와 Shine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조금 덜 어그레시브한 방향으로…! Shine은 여러모로 듣다 보면 제목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샤이닝 포스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흑흑… 엄마 나 샤이닝 포스 사랑한다구.

 

 

 

더블크로스 3rd 서플리먼트 <레니게이드 워>는 통칭 ‘히어로물’이라는 장르를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테이지와 이 스테이지 전용의 데이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스테이지 전용 이펙트는 역시 <테마 넘버>죠! 오버드의 존재가 더 이상 비밀이 아닌 세계. 빌런으로부터, 범죄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히어로. 그러나, 시민은 알지 못합니다. 자신 옆의 히어로가 빌런과 본질적으로 같은 근원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요. 그것만은 철저히 숨겨진 채로, 오버드와 인간은 공존하고 있습니다. <레니게이드 워>는 그런 세계를 무대로, 수록 캠페인 <Outbreak of War>는 그 무대 위의 히어로인 PC들을 그려냅니다. 여기의 코드웰 박사는 이미 졈이고 여기서는 오버드라는 호칭을 거의 쓰지 않으며 빌런이 한 차례 세상을 헤집어놨고 선한 의지를 가진 히어로들이 일어나 맞서 레니게이드 워라는 사건이 발발했고 뭐 이하생략인 역사의 분기점이 되는 몇몇 배경이 있습니다만 자세한 사항은 해당 서플의 월드파트에서 만나보시면 되겠습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히어로라는 장르의 문법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닙니다. 모 유니버스 히어로 영화나 코믹스를 꼬박꼬박 챙겨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본발 서브컬처 히어로에 열광하지도 않아요. 관련 주제로 졸업논문을 썼다고는 얘기했지만, 솔직히 학사 논문이라는 것이 어디 다시 들춰볼 수 있는 물건인가요…. 그러니 역시 히어로물이란 제게 있어서는 선호하지만 진정성 있게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어려운 장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애초에 ‘진심’인 마니아가 산재한 장르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더욱 기존의 도식 외에 이 캠페인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 이 캠페인에서만 보일 수 있었던 이야기가 제게 의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사실 <레니게이드 워>의 히어로는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히어로의 도식에서 조금 엇나가 있습니다. 이 스테이지의 히어로는 일반적인 히어로의 이미지 '자경단'이 아닌, 공권력에 편입된 세력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겠죠. 이 지점은 '히어로 라이센스'와 '히어로즈 크로스'로써 오버드를 통제가능한 상태 아래 두려는 시도로부터도 명백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랭킹 시스템을 생각한다면 스타성을 획득한 경찰이라는 느낌이네요. 원펀맨, 타이바니와 히로아카 정도를 레퍼런스로 둔 일본 서브컬처발의 히어로물이 아닐까…. 그렇지만 어차피 캠페인의 세계는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고정된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캠페인에서 더욱 더 개성있는 PC들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서플 수록 시나리오 스포일러 없이 아본님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들에서 PC들이 보여주었던 멋진 이야기들이나 PC들에 대한 소위 주접(!)을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다 적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조금 마음의 정리를 한 후에….(진지)(오몰입 과타쿠)

 

 

 

더스크님의 PC1, <슈퍼 노바> 후지사키 토모키는 퓨어 브리드 블랙 독의 백병 딜러로 17세의 고등학생입니다. 더블크로스의 PC1답게 히어로로서 가장 중요한 소질인, ‘무언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는 점을 No.1 히어로 <팔라딘>에게 인정받은 그의 계승자네요. 17세… 명백한 미성년자인 탓에 아이바가 그렇게까지 본부에 인력이 부족한거냐고 <팔라딘>에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만 우리 토모키는 이미 훌륭한 한 사람의 히어로죠. 본래 실험체였고, 실험실에서 많은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양 팔을 잃은 비극적인 과거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평소 다정하고 상냥한 성품을 지닌 따뜻한 소년입니다만, 히어로 이종격투 쇼 <R파이트>에서는 주말반으로 <레버넌트>라는 이름의 악역 톱 스타로 위광을 떨치고 있다는 설정이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실제로도 이 알피의 갭이 엄청났고요….). D로이스도 그에 따라 <아이언 리거>. 더스크님의 RP도 매 플레이에서 굉장히 즐거운 요소였던 것 같네요. 다음 화 예고에서 토모키를 가족처럼 아껴 주던 다이고 박사님이 안경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상황. 우리 토모키군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빔의 행방은! 마지막까지의 행보가 정말로 기대되는 PC예요.(그렇지만 자폭딜은 좀 무섭습니다. 우리 PC1 제발 몸을 아껴 줘라) 개인적으로는 <디아볼로스>와도 은근히 사이가 좋은 것 같아서 귀엽고 좋습니다. 세션 1회 한정 카스가실드(?)가 정말 늘 유용하단 생각이 듭니다. 팀의 막내를 위해 몸을 내던지는 카스가 쿄우지 씨를 생각하면 웃기긴 하지만 기분이 굉장히 좋단 말이죠. 정말 귀여워…. 

 

 

 

광어님의 PC2 <스텔라> 호시조라 사쿠야! 엔젤 헤일로x노이만의 크로스 브리드…. D로이스 <라이트브링거>의 사격딜러죠. 코드네임과 동명의 히어로 영화 촬영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이자 히어로! 개인적으로는 광어님의 ‘호시조라 사쿠야’와 ‘스텔라’의 갭을 정말 좋아하고, 그러면서도 둘 다 그녀 자신인 점이 캐릭터 조형을 대단히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해요. 초기 로이스 마야와의 관계는 시트의 해당 란에서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고 있었죠(?) <Burning Constellation>에서 제 주식이 떡상하고 말았는데요! 저 마야사쿠에 진심이니까요?!  슬럼가에서 별을 올려다보던 두 소녀의 아주 오래 전 대화는 이 캠페인에서 가장 로맨틱한 이야기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스텔라’와 ‘호시조라 사쿠야’는 완전히 별개의 인물이지만, 마야, <벨라트릭스>와의 약속에 의해서 이 둘이 결국 공존하게 되는 그 순간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고 아마 앞으로의 플레이에 있어서도 잊지 못할 장면이 될 겁니다. 아무래도 아이바는 사토루나 토모키와는 나이차도 있고 거리가 좀 있어서 어려운 관계이지만, 사쿠야만은 아이바와의 티격태격 모먼트를 만들어주셔서 늘 즐겁고 감사한 기분입니다. 우리… 노이만 동지라구! <디아볼로스>와의 카드 게임 연출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스텔라와 협력하고 있는 정보상 <히로타>의 설정은 정말 어떻게 먹어도 매력적이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포인트는 3인조 히어로 오타쿠라는 사실 이외에는 어떤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아주 적극적으로 샤이닝 포스를 돕고 있지만 그 정보는 그들의 온전한 호의에서 나온다는 점이네요. 그보다 저 정말 마야사쿠에 진심이라고요. 사쿠야 우리 캠페인의 로맨스 담당이라고!(망붕 죄송합니다 하지만 마야사쿠가 찐인 건 제 잘못이 아니잖아요?) 광어님이 종종 풀어주시는 썰로 풍족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정말로요. 전 행복한 오타쿠입니다.

 

 

 

역설님의 PC3은 코드네임 <퀘이사>, 엔젤 헤일로x발로르의 크로스 브리드! 사토 사토루입니다. 아니 옛날에 저한테 DQN네임 짓는다고 서늘한 눈빛을 보내시던 분이 PC이름을 이렇게 지으시다뇨~ 절대로 용서못해. 그렇지만 그의 D로이스는 <마이트 포 썸원(계승종)>! 그렇습니다. 제가 꼭 이 스테이지에서만 하실 수 있는 걸 고르셔야 한다고 주먹 꽉 쥐고 부탁드렸던 전적이 있는데요…. 이 라이프패스가 또 무시무시합니다. 연락이 두절된 어머니는 빌런 <루시펠>,  R대책실의 키리타니 유우고가 그를 아끼고 있는(아끼는 거 맞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이 넷 중에서는 가장 일상생활 부문에서는 일반인에 가깝지만(그도 그럴 게 나머지 구성원이 현 챔피언 현 셀럽 전 챔피언이니) 백스토리가 절대 그를 일반인으로 두지 않는 PC인 셈이네요. <Theory of Relativity>에서 자신만을 살리기 위해 백여 명의 목숨을 등진 어머니와 맞서는 사토루…. 어머니의 마음과 결정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았던 천공성에서의 그 순간은 정말 값진 장면이었습니다. 주변인과 연결된 개인과 세계를 지켜야 하는 히어로로서의 두 자아는 양립할 수밖에 없고 그 사이의 고민을 멈추어서도 안 되는 PC들이기에 의미 있는 에피소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의 블랙 아웃은… 왜 역설님이 자주 용서못해당하는지 상기시켜주는 그런 지점이죠…. 가끔 나오는 사토루의 R파이트 매니아 모먼트는 정말 사랑스러워요…! <샤이닝 포스>의 사인회에서 줄 서는 쪽이 아니라는 사실에 우왕좌왕하는 사토루…. 이렇게나 일상성을 가지고 있는 PC이니만큼 종종 보여주는 히어로로서의 모습이 더 빛나는 거겠죠. 정말 사람을 과몰입오타쿠로 만드는 PC입니다. 용서못해… 절대로….

 

 

 

마지막으로 저의 PC4 <업라이징> 아이바 모토히로…. 모르페우스x노이만의 쌍검딜러… 그것도 컨트롤 소트로 정신으로 판정하는 이상한 빌드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테크니컬하게 싸운다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아합니다(주사위가 잘 나오냐 안 나오냐와는 별개로요). 잡다한 기능으로도 이지 이펙트로도 하고 싶은 건 다 해 봤단 느낌의 시트네요! 사회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키는 것은 일부의 히어로가 아니라 일상을 영위하는 대다수의 노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히어로가 아니던 시절 <R파이트>에서는 왕년의 스타였고 본인도 오버드와 노멀을 잇는 문화적 연결점이 될 수 있었음에 큰 성취감을 느꼈을 거예요. 그러던 와중 R파이트 주최측이 범죄에 연루되면서 가담을 거절했다 은퇴 경기를 불명예스럽게 끝냈다는 설정이었죠. 그 후로는 경찰이 되어 히어로와 경찰직을 겸업하며 동료도 생기는 등 나름의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가 <샤이닝 포스>에 들어온 이후에서야, <From the Ashes>에서야 비로소 자신의 불명예스러운 은퇴경기를 털고 D로이스 <아이언 리거>를 소거할 수 있었던 그런 캐릭터입니다. 누나인 아이바 모토미와 살고 있고, 제법 사이도 좋은 편이며 노멀인 그의 일상성을 동경하고 있었네요. 저는… 저는 정말 누나를 사랑해요…. 아이바 모토미는 설정상으로만 존재하던 일반인 캐릭터지만 아본님의 RP를 듣다 보면 가슴 한 구석이 늘 찡해지는 부분이 있단 말이에요. 이렇게 따뜻한 시선으로 R파이트 시절부터도 오래오래 지켜봐 준 누나라니…! 어떻게 울지 않고 배길 수 있겠어요. <랑왕>을 친구로 두었던 점에서도 그렇지만 아이바는 여러모로 과분하게 인복이 많은 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달빛에 비친 사진이라던가 모토미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가지로 정말 구질구질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이건 종결 후의 후기에서 쓸 수 있겠죠…. 아 정말 모토미 사랑한다 사랑한다구.

 

 

 

이렇게 적고 보니 네 명 다 딜러잖아…. 보통 네 명이면 서포터가 한 명쯤 끼어있게 마련인데도 이 파티는 히어로로서 특색 있는 캐릭터들이 넷 모였고 딱히 포지션 같은 생각을 안 해도 늘 즐거운 분위기이기에, 그리고 클라이맥스에서 드라마적인 포인트를 알아서! 쟁취하는 플레이어들이기에(날아왔던 아본님표 광학병기들을 생각하며) 상당한 고경험점인데도 큰 우려나 걱정이 없었던 것 같아요. 괜찮아! 딜은 토모키가 해 줄 거다!(미안해 토모키….)

 

 

 

대개의 작품이 그렇지만, <레니게이드 워>가 표방하는 히어로라는 장르는 유난히 현실적 문제와 밀착해있는 편이죠. 그렇기에 PC들은 현생인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초월적인 힘을 지닌 히어로인 동시에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으로서 세계와 연결되어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사건의 포인트를 우리 캠페인은 다각도로 정말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원래도 멋진 이 세계를 멋진 오리지널 요소 가득하게 재해석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부분에서도 이 팀, 나아가 마스터이신 아본님의 기량에 마음 깊이 감탄하고 있어요. PC들의 배경이 세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기분은 설령 캠페인이라 해도 좀처럼 느끼기 힘든데, R파이트나 히로타, PC들의 주변인들은 정말로 ‘같이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러니 언제 깨질 지 모를 빙상 위에서 싸워가는 히어로들은 결코 혼자가 아닌 거고요. 실로 사랑스러운 세계가 아닐 수 없네요….

 

 

 

이 히어로들의 이야기가 두 에피소드를 남겨두고 있는 지금,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두렵지만 가슴 깊이 떨리기도 합니다. 이 마스터와 플레이어라면, 이 PC들이라면 정말 멋진 이야기를 보여 주겠지요…. 샤이닝 포스를 믿습니다. 전… 샤이닝포스 사인도 있는 사람이니까요(과몰입 오타쿠의 표정). 이런 멋진 캠페인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다시 한번 영광입니다…! 모쪼록 캠페인의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아본님 사랑합니다….<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