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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후기

[인세인] 180428 《마법소녀 마성시 마기카》 후기

by sophrosyne 2018. 6. 19.

 

 

 

 

 

 

이하의 문단에는 시간의핢술사 님의 인세인 시나리오 <마법소녀 마성시 마기카>(이하 마성마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플레이 예정이신 분께서는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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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오니츠카 치히로의 <폭풍의 언덕嵐ヶ丘>입니다. 최근 자주 듣는 노래이기도 하고 언뜻 제 pc 지호가 생각이 나서... 듣다 보면 목적을 위해 시간을 끊임없이 되돌리면서 인간성을 버려가는 지호의 모습이 곧잘 떠오르곤 합니다. 플레이 내내 인상깊었던 pc4루리님 캐릭터 가을이 생각도 계속 나고요. 우... 가을아... ㅠ.ㅠ

 

 

 

そして私は怪獣になった 共犯者はもういない 

그리고 나는 괴수가 되었네 공범자는 이제 없고

日常 そのヒステリックな様を 不自由に保つために

일상의 그 히스테릭한 모양새를 부자유하게나마 온존하려

だから私は頷かなかった 無傷で過ごせたとしても

그런 연유로 나는 수긍하지 않았네 무탈히 살아갈 수 있었다 할지라도

奇妙な揺れを待っているの  心を震わせながら

기묘한 흔들림을 기다리게 되는 거야 설레이는 마음으로

-

そしてになった もうにはれない

그리고 나는 괴수가 되었네 이제 원래대로는 돌아갈 수 없어

うつむき それでもがる

고개를 떨구고도 그래도 펼쳐지는 세상에 
きながらをして

울면서도 대답을 했지

だからさなかった でもないから

그래서 난 도망치지 않았어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

んでいるの よりきな 

소용돌이치는 하늘이 부르고 있는 걸 누구보다도 큰 목소리로

 

 

 

 

 

 

 

 

 

 

 

 

 

 

 

 

여러분 그것을 아십니까? 원래는 마성마기 테플 일정이 제일 먼저 잡힌 테이블은 저희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 ㅋㅋ ㅋ ㅋㅋㅋ 다만 날짜가 너무나 뒤였을 뿐... 그리하여 핢님이 테플을 시작하신 4월 초부터 완성도가 높다며 주변에서 자와자와하기에 기대감이 좀 부풀어오르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룰 부분에서는 이식 어빌리티와 핢님의 자작 추가룰 <오염도>와 <마녀화>가 좀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PC1을 고르기 전 설명과 이식 어빌리티 이야기를 들으면서 pc1에게 주어진 이식 어빌리티가 <재액의 날>인 걸 보고 pc1 비밀을 직감했었지요! (그러라고 넣으신 것 같긴 합니다.) 오염도는 원작에 나오는 소울 젬의 그것인데, 현재화된 광기가 현재 이성치보다 많을 경우에 문제가 됩니다. 이 오염도가 3이 되면 마녀화, 즉 마법소녀들이 원작처럼 마녀가 되는 것이고요.

 

 

 

 

 

 

 

제 pc는 윤지호라는 이름의, 마법소녀답지 않은 어빌리티와 특기를 찍은 고등학생입니다. 특기는 파괴/친애/추적/효율/인류학/종말, 어빌리티는 재액의 날(이식 어빌리티), 무술, 대담함. 공포심은 죽음. 셀 수 없는 반복을 통해 마성시를 구하는 데에 실패하고 이번에야말로... 라고 생각하며 시간을 돌린 마법소녀입니다. 딱 들어도 캐릭터적인 부분에서 아케미 호무라의 생각이 나죠. 
지호는 마성시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인간성이 다소 마모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늘 차분하고 무덤덤한 표정이지만, 때때로는 고등학생다운 얼굴을 보여주기도 하는 그런 캐릭터로 만들었습니다. 실제로도 마지막까지 그렇게 굴러간 것 같아 꽤 뿌듯하고요. 너클을 이용한 강력한 물리공격을 주력으로 하는데, 클라이맥스 페이즈에서 재액의 날 어빌리티를 발동하고 원펀맨마냥 한 방에 불사의 마녀를 날려버려서 좀 황당했지만 인세인으로서는 드물게 딜뽕에 좀 차게 되었구요...(....)

pc들이 같은 동아리 소속이기 때문에 pc들이 무슨 동아리인지 정하게 되는데  저희는 밴드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제 pc가 부장이 되었고 처음에 농담 삼아 밴드 이름 DMC 아니냐고 해서 바로 채택했고 디스트로이드(디트로이트 아님) 마성 씨티를 줄여서 DMC로 부르기로(...) 나중와서 얘기하는 거지만 이건 pc1의 비밀에 관련된 느낌으로 밀어붙였었어요 디스트로이드... 마성씨티...^^ (웃음) 

물론 포카포카한 큐트뽀짝 여고생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밴드명이기에 드림 오브 마성 시티로 황급하게 개명(^^;;;)했습니다. 

 

그 와중에 나름 음악 장르도 정했는데, 일렉 담당 pc1 지호는 멜로딕 스피드 메탈(..), 베이스 담당 pc2 여름이와 보컬 겸 키보드 담당 pc3 유미가 발라드 락, 드럼인 pc4인 가을이는 모던 메탈이라서 완전 제각각이었어요. 장르 얘기하면서 너무 웃겨가지고 이거 음악성의 방향 차이로 인해 바로 해체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다들 웃어주셔서 좋았고... 결국 여름이와 유미가 발라드락을 좋아하고 가을이는 유미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니까 발라드락을 하게 되었습니다ㅋㅋㅋㅋㅋ 이때 지호가 음악의 방향에 불만이 있지 않겠느냐고 하늬님이 물어봐주셨는데, 지호는 자신의 비밀때문에라도 자기 음악의 방향을 고집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그 상태로 만족할거같다고 대답을 했었어요. 지호에게는 당장 지금의 일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을 테니까요.

 

 


아무튼 그렇게 박O검 닮은 옷 못 입는 선생님이 동아리 시간 출석체크를 하고("가디건 진짜 졸라 찢어버리고 싶다.") 개인 연습을 한 뒤 합주까지 한 후("예술으로 판정해 보세요.") 하교하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면, 드디어 마법소녀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마녀를 발견한 것이죠. 이 때 루리님을 필두로 전원이 화려하게 변신 연출을 했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마법소녀 변신 연출을 아무도 안 했었다고 핢님이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괜히 뿌듯했습니다! 

 

또 전투가 벌어지고 버팅으로 순식간에 마녀와 플레이어 셋이 메인 페이즈 전투 첫 라운드에서 탈락했는데(...) 이 과정을 단순하게 버팅 자체로 묘사한 게 아니라, 마녀와 같은 칸에서 버팅한 가을이가 주도적으로 마녀를 물리지는 장면으로 묘사하는 게 특히 좋았습니다. 늘 생각하지만 인세인은 정해진 틀 안에서 어떻게 묘사를 하느냐가 재미를 가르는 것 같은데 이때 정말 인세인 뽕이 차더라구요. ㅠㅠㅠㅠㅠ 




그리고 그 다음날 마성시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남에 따라, 경음부 학생들은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조사에 착수합니다. 이 와중에 일어난 일이야 플레이 요약이 될 테고 어차피 이걸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플레이를 다들 하셨을 테니 자세히 쓰지는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간에 퀸즈 빈즈의 사장이자 마법소녀인 이수연과 조우해 감정판정을 하고 얻은 공감이라는 감정이, 표면화된 광기인 폭로로 인해 마법소녀가 마녀가 된다는 진실을 수연이 밝힘으로서 모멸로 변해가는 장면이 굉장히 극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모멸으로 인해 지호는 클라이맥스 페이즈에서도 실제로 이수연을 끌어들이지 않았었고, 아마 플레이가 끝난 이후의 시점에서는 이수연이 마녀화하기 전에 죽이려고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마지막 사이클의 가장 마지막 두 장면이었어요... 가을이와 유미가 서로의 비밀을 알고 대립하는데, 클라이맥스 페이즈까지도 서로 마주보지 않다가 가을이가 유미를 짤막하게 부르고는 "이 마음까지 거짓말인 건 아니잖아." 하고 말하며 마녀화하는... 아 루리님 진짜 그러면 안됐다 보는사람의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흑흑 나중에 이 대사로 연성까지 해 주셨는데 전 정말... 와... 그날 잠을 거의 못잤어요. 마녀화한 가을이는 구타의 마녀, 그 성질은 구애... 정말 완벽한 설정이었고 알고 보니 쉬는 시간에 마녀화 설정까지 그려두셨더라고요. 장르덕후와 함께한 장르플레이는 이렇게 다릅니다 여러분...
위에서 적었듯이 재액의 날 어빌리티로 마녀를 한방에 날리고(...) 나서 나온 장면도 재미있었어요. 지호는 무술 어빌리티로 구타의 마녀를 제압하고 나서도 그것이 가을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해서 추락하는 가을이에게 정신차리라고 말하지만... 아니 왜 이렇게 물리력 행사 담당이었지. 아무튼 그 와중에 가을이가 쓰러지고 여름이는 바로 자신의 동생을 마녀로 만들었던 유미를 공격합니다("팔을 저 쪽으로 뻗으면서, 이때까지 본 것 중에 가장 큰 화살을 유미에게 쏘아서 날려요."). 유미는 가뿐히 피하고, 바로 전장에서 이탈하고... 여름이도 지호도 이내 전장에서 이탈하면서 클라이맥스 페이즈가 끝납니다. 
엔딩에서 한 묘사는 개인적으로 제 취향이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심지어 출석체크를 하러 올 선생님도 없는 경음부실로 향하는 지호. 그 안에서 익숙하게, 그러나 그 안에서 들리는 소리는 이제 악기 하나뿐인... 감정부분은 배제하고 온전히 풍경만을 묘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핢님이 그 근래 2차 플레이 시나리오를 꼭 써보고 싶다고 하셔서 어떤 시나리오가 나오려나 기대가 컸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플레이였습니다. 함께해주신 루와즈님, 루리님, 하늬님 정말 감사하고요! 마스터이자 시나리오 제작자이신 핢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헤헤...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