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접힌 문단에는 시노비가미 공식 시나리오 <살인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음악은 Strange Chameleon입니다. The Pillows의 원곡을 Mr.Children이 헌정 음반에서 커버한 버전인데, 저는 이쪽을 더 좋아해요.
곰곰히 내용을 복기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들었는데 가사가 제 PC인 이로하 생각이 나더라구요...^^;;
たとえ 世界は デタラメで タネも 仕掛けもあって
설령 세계가 제멋대로여서 속임수도 장치도 있어서
生まれたままの 色じゃ もう ダメだって 氣づいても
태어난 그대로의 색으론 더이상 안된다는 걸 깨닫더라도
逆立ちしても 變わらない 滅びる 覺悟はできてるのさ
물구나무를 서 봐도 바뀌지 않을 거야 멸망할 각오는 되어 있어
僕は Strange Chameleon
나는 Strange Chameleon
그러고 보니 역설님 마스터링인데 어쩐지 플레이장소가 신촌이었네요.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고 식사도 잘 해서 좋은 컨디션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각도 안 했고...^^)7 히히
플레이 전날에 신촌에 벚꽃과 함께 눈이 내렸다고 해서 -_-;;; 얼어 죽겠거니 하고 갔습니다. 역시... 춥더군요... 이게 4월이라니...
제겐 이게 두 번째 시노비가미였습니다. 첫번째 세션 요도환희도 역설님이 마스터링해주셨는데 아직 후기를 안 썼습니다(...) 서두르도록 하겠습니다... (역설님:ㅠㅠㅠ
사실 지금 와서 고백하자면 만우절에는 인세인에 투표를 했었는데요(밝혀지는진실) 암튼 저는 아직 새싹닌자이기에 신청할 때 약간 두려움에 떨었지만 뭐 어쩔 수 없습니다. 다 사람이 실패해가면서 배우는 거죠. 새싹닌자를 키운다는 건 다 그런 겁니다. 좀 뻔뻔하게 나가기로 하고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캐메도 금방 끝날거라고 큰소리쳤습니다... (실제로도 컨셉을 생각해가서 좀 금방 끝남)
무대는 일본의 작은 도시 키리사키 시입니다. 이곳의 키리사키 고등학교에서, 최근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두 주에 걸쳐 두 명이 살해됐는데, 학생들은 수근거리며 "잭"이라는 살인마의 이름을 붙입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안에서, 누군가가 전학을 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지난번엔 쿠라마신류를 했으니 이번에는 하구레모노를 꼭 해보자~ 하고 머릿속에서 대강 이름이랑 컨셉 먼저 생각을 해뒀었는데... 추천유파가 없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머릿속에서 예비닌자를 키우길 잘 했어요...(급기야) PC핸드아웃을 좀 나중에 받았는데, 저는 PC3을 받았습니다. PC들은 모두 공통으로 키리사키 고등학교의 같은 반 학생이 되었어요.
캐메할 때 역설님이 이번에 새로 시도해보신다는 특수 룰, <마인>이 제법 흥미로웠습니다. 먼 옛날 요마들을 봉인한 지옥문이 파괴되고 요마들이 풀려나는데, 바로 이 요마들의 막강한 힘을 이용하는 닌자가 되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요마화>입니다. 다만 그들의 악의로 인해 . 공적점을 소모해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게 또 겁스 장단점처럼 부가적인 옵션이더라고요. 이 요마화는 생명력을 1 회복 불가능하게 잃는 대신에, 매우 강력한 능력을 얻게 됩니다. 생명력 상관없이 모든 분야의 특기가 사용이 가능하고, 여기에 랜덤 추가옵션이 붙습니다. 저는... 아직 시노비가미에 익숙하지 않은 새싹닌자이기에 이 옵션을 선택 안 하기로 했습니다... 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뒤에서...
제 PC는 우타바네 이로하, 하구레모노 소속이었습니다. 이름은 이로하우타에서 따 왔고요. 특기는 화염술/질주술/잠복술/분신술/의지/이형화, 인법은 각오/그림자분신/춘향/완건, 오의는 <아마노쟈쿠>로 지정특기 화염술의 범위공격으로 했네요. 지난번에 범위공격 얘길 듣고 RP적으로는 눈에서 빔을 쏘는 닌자를(^^;;;) 한번 해 보고 싶었던지라... 어쨌든 소원은 성취해서 좋았어요. 얏호~~ 인법도 좀 플롯에서 난동부리는 느낌으로 갔는데, 다 한번씩 써볼 수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로하는 첫째 날 아침, 손이 피범벅이 된 채로 깨어납니다. 이로하는 표면적으로는 활달한 고등학생입니다만, 그 이면에서 그녀를 짓누르는 것은 닌자로서의 삶 뿐만이 아닌 요마의 혈통으로서의 무게였습니다. 그래서 이로하는 요마화를 할 수 있습니다. 예... 선택을 안 하려고 해도 이미 PC비밀에 숨어있었던 것이지요. 세션 중에는 tmi라서 크게 강조하진 않았는데 이로하는 생각보다 고등학생으로서의 평범한 삶에 많이 안주하고 있었습니다만, 이 사태를 방관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행동하고 싸우는 하구레모노니까요. 암튼 최근 이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은 요마의 짓임이 분명함을 이로하는 알고 있고, 그 전날 PC4 미요시 아즈키의 연인, 쿠마가이 요코가 요마화된 것을 보고 그녀를 죽입니다. 그로 인해 미요시에게 부채감을 가지게 된 이로하는 서툴게나마 미요시를 위로하려고 애씁니다. 그게 잘 되면 좋았겠지만...
이 날은 PC1, 카라쿠리 닌교가 PC들의 교실에 전학 온 날이기도 합니다. 하필이면 이런 흉흉한 타이밍에 전학오게 된 카라쿠리가 또 조금(?) 특별한 클래스메이트가 되었습니다. 대놓고 철 깡통의 모습을 하고서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안드로이드(!) 닌자를 누가 믿을 수 있겠습니까만은... 카라쿠리는 자신이 감쪽같이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착각계 개그 RP가 정말ㅋㅋㅋㅋ 대박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캐릭터는 하스바 닌군이 아닌 히라사카 기관, 그 중에서도 공안은밀국의 닌자입니다... 모두가 "이게 돼?!"라고 말했지만 어쨌든 큐가 들어갔으니까요... 공교롭게도 그 날 생물시간에 이과실에서, 쿠마가이 요코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PC4 미요시 아즈키는 자신의 연인의 복수를 위해 , 그리고 PC2, 아키바 하라 또한 자신의 룸메이트인 이소가이 마키가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을 방관할 수 없기에 사태의 진상을 알기 위해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약 여섯 명의 NPC가 추가되고, 그들을 통해 단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첫 사이클에서는 각자 감정을 맺거나 조사를 하게 됐는데, 명백하게 의심스러운 안드로이드 프렌즈 카라쿠리가 친구가 되자며 휘발유(-_-)로 만든 커피를 권하고 손을 내밀었지만 살의의 감정을 획득하고(아 이놈의 6 진짜 ㅅㅂ 감정의 6은 나의 웬쑤), 연인이 살해당한 미요시의 충격을 애써 위로하면서 우정의 감정을 획득합니다. 이 때문에 아키바는 정보획득에서 소외가 일어나서(...) 나중에는 사태가 좀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첫 사이클에 감정판정이 두 번이 나오는 걸 보신 역설님이 인세인과 시노비가미는 작동 기제 자체가 다르다는 얘길 하셨는데, 저희는 그걸 나중에야 알게 됐어요. 닌자의 마음은 늘 중요합니다... 저는 감정후회공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어찌저찌 1사이클이 끝나고, 여기에서 추가 룰 <한밤중 카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들 모두 한밤중 카드를 아주 좋아했어요! 이 한밤중 카드는 세간의 마피아 게임과 같지만, 우리는 닌자이기에 마피아도 의사도 시민도 될 수 있습니다. 습격으로 누군가를 지목해서 죽일 수 있고, 호위를 통해 습격될 것 같은 사람(자기 포함)을 지킬 수 있습니다. 당연히 패스도 할 수 있지만... 닌자니까 그건 안 할 일이 많겠죠. ^^)7 아무튼 너무너무 재미있는 추가 룰이었는데... 이로하는 1사이클 한밤중, 어쩐지 수상한 후배 아스카와 히로무를 호위하기로 합니다.
2사이클, 다음날 아침이 밝았는데... 또 난리가 났습니다. 공개된 NPC중 약간 수상했던 학생회장을 포함한 절반이 죽어버린 겁니다. 저는 여기서 잭이 설마 나를 제외한 전원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게 PC비밀에 요마화를 붙여 두었으니까요 소위 17:1 가능한 옵션을...ㅠㅠㅠ 정신이 바짝 들더라고요. 이후의 한밤중에서 신중하게 행동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사이클에서는 조사를 하는데 롸님이 펌블->리롤->펌블로 멘탈이 무너지셔서(...) 보듬보듬해드렸습니다..ㅠ.ㅠㅠㅠ 그 와중에 제 PC비밀이 열렬하게 털리고... 공유되고...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한 그 와중에 사건의 진상에 얽힌 것 같은 NPC, 몸 안에 요마를 봉인한 히라노 코우지를 하나 찾은 것은 천재일우일까요. 이로하는 오늘 밤에는 이 히라노 코우지를 보호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날 밤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보호에 성공한 거죠. ^^)v
3사이클의 신경전은 정말 장난 아니었습니다. 누구도 자기 장면에 타인을 넣고싶어하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이로하는 카라쿠리와 정보 거래를 하고, 그 와중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키바와 미요시는 사실 요마이고, 진정한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 자신들의 힘을 봉인한 사람을 찾아 죽이려고 했던 것입니다. 아마 이로하 본인은 상당히 충격을 받았을 것이지만... 일단 메타적으로는 그렇다면 카라쿠리와 한 편이 되겠군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데이터를 카라쿠리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여기서 모르는 건 카라쿠리의 비밀뿐이었지만... 카라쿠리에게마저 뒤통수를 맞을 것 같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카라쿠리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을 판정을 통해 플러스로 바꾸었고요.(또 6이 나와서 광신을 선택했다고는 적고 싶지 않다 하 ... 6은 나의 원수...) 세 번째 한밤중은, 수상한 후배 아스카와 히로무에게 이소가이 마키가 살해됐고요. 이때 핢님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돼서 둘 다 히라노 코우지를 지키는 바람에 ㅠㅠㅠ 흑흑 아쉽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키가 되는 히라노는 살렸으므로 다행이지만...
그렇게 클라이맥스 페이즈에 돌입합니다.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는 분명한 상황, 닌자들은 결전에 돌입합니다. 오의와 공격들이 난무하는 도중에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요마화를 이로하가 제일 먼저 사용하게 됐는데... 이로하의 오른팔은 거대한 먹색 기름에 먹힌 것처럼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초월적인 힘을 얻게 됩니다. <미코시>, 서포트, 전투 중 공격 대신 사용, 근접공격 거리+1, 사격 데미지 +1... 딱 봐도 크레이지 사기입니다.ㅠㅠㅠㅠㅠㅠ 그만큼 대가는 컸지만요. 그러나 이런 강력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열세에 몰리고, 아키바도 요마화를 사용합니다. 미요시는 자신을 봉인해 둔 히라노가 죽지 않아서 요마화를 사용할 수 없었고... 그 둘의 오의는 정말 강력했습니다. 사슴과 까마귀들로 펼쳐지는 지옥... 마지막까지 확인하지 못했던 카라쿠리의 비밀은 여기서 회상 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카라쿠리는 이로하의 친구가 되었던 셈이었는데... 이로하도 회상 신을 통해 미요시에게 호소하지만 둘은 마침내 모두 패하고 맙니다. 플롯 조작 어빌 마구 찍어놓고는 막판에 플롯할 때 너무 쩔쩔매는 바람에 플롯후회공이 되었지만 ㅠㅠㅠㅠㅠ 키리사키 시의 두 요마가 봉인에서 풀려나, 그 강력한 위협에 대적하기 위해 각지의 봉마인, 코덱스, 닌자가 집결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아~~ 시노비가미를 두 번 했는데 두 번 다 사명 달성에 실패하고(ㅋㅋㅋㅋㅋㅋㅋ) 닌자의 마음을 좀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흑흑... 감정후회공 플롯후회공 조사후회공 3관왕 달성했고요... 젠장... 하지만 세션 자체는 엄청나게 재미있었습니다. 시노비가미 정말 제 취향이에요. 이번 특수룰과 추가룰, 특히 한밤중 카드는 한 번에 전황이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는 강력한 요소인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어쩐지 NPC가 너무 많더라니 죽으라고 그런 거였나! ㅋㅋㅋㅋㅋㅋㅋ 핢님의 카라쿠리 RP 넘 훌륭했고요 개그도 전반적으로 엄청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키바와 미요시의 멋있는 장면을 더 보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운 마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ㅠ_ㅜ)7 그치만 두 분 사명달성 했으니까~~ 흑흑~~~ 후담에서 좀 더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는데 막상 지금 더 생각나는 건 없네요. 까먹기 전에 호다닥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어요...ㅠ_ㅠ 빠진 게 많지만 그런것은 저의 인간적인 면모라고 생각을 하시고...(??)
지난번 시노비가미 요도환희에서 좀 RP를 적극적으로 할걸 하고 반성했던 부분을 이번에는 닌자적인 의미에서 열심히 수정해 보았는데 티가 났는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머쓱... 세션 마친 후에 오늘 다른 세션을 하셨던 트위터의 E모님께서 마지막 사이클의 마지막 씬의 감정판정은 특별하다는 트윗(출처)을 하셨는데, 이 날 친구가 된 카라쿠리와 이로하에게 딱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아키바와 미요시와도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사명이라는 것은 그런 거니까요... 쓸쓸...
아마 다음에 사는 모기국 룰은 시노비가미가 될 것입니다. 역시 일본 갔을 때 사왔어야 했는데요... 사실 거기나 여기나 가격차이가 그렇게 크게 나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기분이라는 게 있으니까...ㄱ- 새싹닌자의 모험은 계속됩니다. 닌닌!
새로운 옵션을 시도하신 마스터 역설님, 오늘 개그로 한탕하신 핢님, 아가씨 풍의 적절한 RP가 너무 좋았던 란필님, 펌블로 너무나 괴로워하신(ㅠㅠ) 루와즈님 네 분 모두 즐거운 플레이 함께해서 정말 좋았고 또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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