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 Heaven's Bullet 1절 <하늘에서 떨어지는 가랑비는>
GM 아본
PL 류비엠 / 나코 / 에이미 / 우롱
아본님 세션카드를 허락없이 뽀렸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천공을 부유하는 도시 <샹그릴라>. ‘최종전쟁’ 이후의 인류는 결국 네필림에 패배, 하늘로 도망쳐 몇 개인가의 도시를 꾸리고 거기에 이상향의 이름을 붙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더 이상 오더가 태어나지 않게 된 시대, 아주 오랜 이후의, 낙원을 바라는 인류의 이야기가 되겠네요.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인사를 드려야 하겠지요.
어서오세요, 여기가 바로 인류의 마지막 낙원, <샹그릴라>입니다.
네! 왠지 분위기를 잔뜩 잡았지만요! 늘상처럼 가벼운 분위기의 후기입니다. 가든 오더 캠페인 <Heaven’s Bullet>! 대망의 1절 <하늘에서 떨어지는 가랑비는>... 왠지 딱 하고 촉촉한 느낌이 왔더랬죠. 게다가 정사에서 한참이나 미래 시점의 아본님 오리지널 스테이지! 이것은 매력적일 것이 틀림없는 확정타라 이거죠. 캠페인을 할까 고민하신다고 올리신 핸드아웃을 보고 큽… 이건… 하고 싶어!!! 하고 주먹을 꽉 쥐었었지만 고민만 늘어갔는데 멋진 자리에 함께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ㅇ> 에이미님과 륩님 나코님… 어떻게 이 멤버에 내가… 내가? 다시 생각해도 그… 걸리셔스라고 옛날 드립 어쩌구 있는데 딱 그 기분이거든요 내가 헤븐즈 불릿인거임…???
아무튼! 저의 감격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이 오리지널 스테이지가 정말 말도 안 되게 제 취향이거든요! ‘최종전쟁' 이후 절멸하다시피 한 인류(단순계산으로 대충 육십만명 정도 되더라고요 이쯤되면 그냥 멸종위기종이죠)가 <공중도시>를 만들어 도피했다는 것, 그 가운데에 더 이상 오더가 태어나지 않는 세계에서 포기하고 절망하고 죽어간 <소울 인코더>들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가운데 인류가 저지른, 월드 세팅에 그야말로 ‘죄악'이라는 적나라한 단어를 사용하여 서술되는, 네필림과 인간의 세포를 융합한 인공병사 <헤븐즈 불릿>의 존재까지.
이게 참 좋아요….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의 모습을 한 병기 <헤븐즈 불릿>과 이제는 살아있는 과거의 유산이 되어버린 <소울 인코더>가 꾸리는, 약 삼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버디. 산전수전 다 겪은, 죽음조차도 뛰어넘은 베테랑들과 대부분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을, 그리고 기대수명도 길지 않은 젊은 생체병기들의 조합. 오리지널 스테이지와는 확연히 다른 소재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결국 능력자들을 도구로 대하는 세계의 테이스트가 너무나 <가든 오더>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게 참 멤버가 심상찮은만큼 캐릭터 메이킹 시간에 다른 세 분이 백스토리에 폭발물을 심어두고 계시더라구요?! 나는 이상한 거 몇 줄 쓸 동안?! (ㅠㅠ) 나 여기 있어도 되는 거야?! 싶었지만 저는 뻔뻔하니까 꿋꿋이 버티기로 했습니다.(??) 그 와중에 안 해본 익스퍼트 해 보고 싶다고 PC1자리까지 당당하게 꿰어차고 마는데… 그렇지만 아본님의 빔은 PC자리 관계없이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것을 저는 레네워를 통한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아주 약간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캐릭터는 <아포토시스> 개체 <블룸 익시더> …. 다른 분들 후기에서도 언급해주셨듯 세포자살이라는 살벌한 의미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사실 저는 캐메할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나중에 찾아보고 엇…? 싶어지는 거예요!ㅋㅋㅋ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건가…. 괜찮습니다…. 저는 받아들일 준비가 됐어요…(??) 아무튼 그때쯤 한 번도 안 해본 무말장키 캐릭터가 하고 싶다고 웬종일 노래를 부르던 저는 결국 저런 설정을 들고서도 그런 캐릭터를 짜게 된 것입니다. 희박한 확률로 태어나게 된 통솔개체 아포토시스 두 명 중 생존한 하나, 콜 사인과 이름의 경계가 불분명한 소녀. 딱 이렇게 두 줄만 가지고 시작했었는데 말이죠….
웬걸, 옆자리 사람들이 글쎄 말입니다… 자아를 지키기 위해 과거를 망각한, 버디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광파간섭 소울 인코더 <비바 라 비다>, 동료들, 그리고 형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음을 닫아버린 헤븐즈 불릿의 <로스트>, 그런 <로스트>의 형 <스프린터>와 버디 관계였었고, 현재 <로스트>와의 관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 호전적인 성격의 전자조작 소울 인코더 <애쉬즈 이브>. 이렇게 한 문장으로 줄여놨지만 이 사람들 바이오에 설정 한 바닥 써 오셨다고요…. 옆자리에서 폭탄을 이렇게 심고 있고 그게 1화만에 카르마 페이즈를 할 정도로 큰 부메랑이 돌아올 줄은…(…). 아니 그게 부메랑이 돌아올 줄은 알았는데 그게 한 화만일 줄은 몰랐거든요?! 천재지엠과 천재 플레이어들이 만나면 이런 초신성폭발이 일어나는 건가요?ㅋㅋㅋㅋㅋ
하… 그렇네요. 도입에서 비바와 블룸 버디의 자기소개와, 이브와 로스트 버디의 살벌한 일상 장면을 지나 두 버디의 첫 만남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약간의 신경전으로 보일 수 있는 핑퐁이 있었는데(ㅠㅠ)ㅠㅠㅠ 블룸은 정말로 아포토시스로서의 특성때문에 격리되어(?) 생활했기 때문에 로스트쟝에게는 좀 악의없이 한 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나중에 로그를 보니 생각보다 화끈한 장면이 되어버린 거예요? (머쓱) 하지만 우리 곧 친해질 거니까요 이런 대사는 친해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걸 저는 오타쿠 도식으로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캠페인 끝날 때쯤에는 멋지게 이 때의 신경전을 회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_< 또 엔피씨가 말도 안 될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게… 참… 세 분이 함장님이 나왔을때 대흥분하고 제가 여캐가 나올때마다 대흥분하며 청혼했다는건 서로의 명예를 위해 덮어둡시다...(?)
또 세팅 이야기가 빠질 수 없죠! 아본님과의 오알을 하면서는 늘 세팅에 진심이시라는 것을 느끼는데, 정말…. 이번 세션은 굉장한 오감만족형 세션이었습니다. 상공도시라는 배경도 좋았지만, 미들에서의 지상에 대한 이미지적인 느낌이나 묘사가 정말 좋았어요. 이미 멸망해버린 인류의 구시대의 유산들을 마주하면서, 실제로 플레이 내에서 문명을 수풀이 덮고 있는 장면을 겪었을 때, 마치 차가운 숲의 공기가 피부에 닿는 듯한, 온통 풀과 나무 냄새에 둘러싸인 느낌을 받았거든요. 약 삼백 년의 시간이 문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거대한 상처조차도 모두 덮어버렸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도달한 지상, 목표는 자원 회수와 지난 작전의 실패 원인 규명…. 도입에서의 격렬(^^;;;)한 전투를 마치고 미들에서는 멋진 지표들을 따라 탑에서 구 거주지, 거주지역에서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조사 포인트나, 곳곳에 배치된 단서들로 이어지는 흐름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푸른 머리의 오더를 목격한 비바의 ‘그’ 기억을 잃는 연출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었어요! ㅋㅋㅋ 리히트가 아주 오랜 세월동안 마모된 소울 인코더라는 것을 정말 잘 보여주는 연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이브가 덮어주려고 했다는 부분을 생각하면…. 이 둘 사이에서 느껴지는, 정말로 오랜 시간동안 ‘살아 남아버렸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끈끈한 관계가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도달한 곳에서 마침내 조우한 거대한 <서펜트>…. 무시무시한 빙결능력을 가진 네필림과 그 뒤의 무언가 알 같은 것…!!! 물가의 지형적 기믹을 적절하게 활용한 멋진 클라이맥스 전장이었죠. 리치가 길지 않은 블룸이나 로스트는 드문드문 솟은 바위에서 전투를 해야 하는 상황…. 그런 환경에서 우리 소울 인코더들이 또 찬란하게 활약을 해내주는 포인트가 좋았습니다. 이브의 회피 오버부스트의 코스트를 로스트가 대신 치르는 연출도 정말이지 너무너무 룽했고요…. 비바의 4연 2크리1성공이나(이런 건 텍스트로 남겨 놔야 돼…) 그 다음 이어지는 이브의 막타 오버 부스트가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죠. <스프린터>의 유언을 전하면서, 자신의 버디에게 피하지 말라 고하며 뿜어져가는 아름다운 전격…. 비바가 흥얼거리는 아주 먼 옛날의 노래와 함께 적들을 몰아낸 곳에서, 껍질을 깨고 깨어난 푸르고 풍성한 머리카락의 소녀까지, 아름다운 격전을 펼친 클라이맥스로 여전히 이미지가 남아있어요. 아마 처음으로 내려온 지상의 이미지가, 이렇게 강렬하게 블룸에게 각인되었을거라 생각하니 왠지 흐뭇하고 좋은 거 있죠…….
그렇게 구조한 소녀의 이름이 린, <디바인>이라는 콜 사인을 가진 최종전쟁 이전의 오더이자 비바의 옛 버디라는 것을 전달받고, 비바와 디바인의 상봉을 살짝 등 떠민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곳에서 발견한 <스프린터>의 쪽지를 노트북과 함께 에블린 박사에게 전달할 때, 박사님이 울 것 같았다가 웃었다가 그리운 표정을 지었을 때에는, 내내 싱글벙글하고 있었을 블룸은 아, 내가 이 자리에서… 슬퍼해도 되는 건가, 하고 아주 잠깐 울 것 같은 표정을 했습니다. 결국 참기는 했지만요(ㅋㅋㅋ) 박사님과 지상에서 언젠가 한 번 그 꽃을 찾자는 약속을 했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 것인가?! 두근두근 개봉박두…!!!
그렇게 초치유의 능력자 <디바인> 린은 제복을 받고! 일행에 합류하게 되었네요. 다음 화가 상공도시 내의 이야기라고 하셨는데, 과연 이 <디바인>과의 조합이 어떻게 될 것인가…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이 친구 굉장히 제 관캐상이거든요 많이 치근덕댈거니까요(급기야) 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월드 세팅에서 대놓고 '죄악'이라고 말하는 헤븐즈 불릿에 대해, 그리고 오더들에 대해 에블린 박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진행하다보면... 알게 되겠지?!
꼬아서 생각하지 않는 캐릭터를 굴린다는 것이 참 쉽지는 않은데… 어찌저지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쁩니다. 기본적으로 블룸은 숨기거나 거짓말하지 않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자기 감상이나 기분을 곧이곧대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알피하기가 굉장히 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격리된 생활을 하는 데에 대한 약간의 외로움 같은 게 있었을 걸 생각하면 참 사람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캐릭터가 멋진 버디, 멋진 동료들과 함께 무엇을 겪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말하게 될지, 앞으로의 성장할 궤적이 굉장히 기대돼요.
하… 나 이 스테이지 너무 좋아서 어떡하지.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제 취향인 스테이지에, 이런 멋진 이야기에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정말 감사하고 또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늘 부족해서 부끄럽기만 하지만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ㅇ> 마스터 아본님, 플레이어 류비엠님, 나코님, 에이미님, 사랑해요…. 저희 친구죠…(급기야) ㅠㅠㅠㅠㅠㅠ 남은 세 개 화, 저도 전력으로 힘내볼테니 부디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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